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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세터"의 사냥견 역사, 글로벌 견종, 한국 적응까지

by 투헤븐 2025. 7. 2.

잉글리시 세터는 14세기 영국 사냥 문화에서 탄생한 유서 깊은 사냥견으로, 오늘날까지도 그 역사성과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중형 견종입니다. 이 글에서는 잉글리시 세터의 유래, 국제적 위치, 그리고 한국에서의 반려견으로서의 적응 가능성까지 상세히 살펴봅니다.

 

잉글리시 세터잉글리시 세터

잉글리시 세터의 기원과 사냥문화의 변천사

잉글리시 세터는 14세기 영국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조류 사냥견입니다. 이 견종의 이름 속 ‘세터(Setter)’는 ‘셋팅(setting)’이라는 독특한 행동에서 유래했어요. 이는 사냥감을 발견하면 엎드려 정지하는 행동으로, 조류가 날기 전 그물 사냥에 최적화된 동작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총기가 아닌 그물을 이용해 사냥했기 때문에, 빠르게 엎드려주는 셋터의 특성이 매우 혁신적이었죠.

 

19세기에는 견종 개량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1825년 에드워드 라버락은 ‘폰토’와 ‘올드 몰’이라는 두 개체를 기반으로 35년간 혈통을 유지하며 체계적 번식에 나섰습니다. 이어 리처드 로웰린 퍼셀이 실제 사냥 성능을 중심으로 개량하면서, 오늘날 잉글리시 세터의 기초가 완성됩니다.

 

해외 진출 면에서는 1800년대 후반 미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노블 백작(Noble)’이라는 개체가 상징적입니다. 이 개는 퍼셀이 개량한 세터로, 미국 사냥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사후에는 박제로 제작돼 피츠버그 카네기 박물관에 전시될 정도로 상징적인 존재로 남았습니다.

 

잉글리시 세터는 1859년 영국 뉴캐슬에서 개최된 세계 최초의 도그쇼에 참가하면서 국제적으로도 공식 견종으로 인정받게 되며, 이후 유럽과 미주,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어 사냥견 및 전시견으로의 명성을 굳혔습니다.

잉글리시 세터의 국제적 품종 가치와 문화적 위치

잉글리시 세터는 단순한 반려견을 넘어선 ‘사냥문화의 역사적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이 견종이 14세기부터 존재한 유일한 ‘그물 사냥형 사냥개’ 계보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물 사냥이 총기 사냥으로 대체된 이후에도, 잉글리시 세터는 적응과 개량을 통해 생존해온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현재 잉글리시 세터는 국제 애견연맹(FCI)에서 그룹 7(포인팅 도그)에 공식 등재되어 있으며, 이는 포인터, 와이어헤어드 비즐라 등과 같은 정통 사냥견들과 함께 분류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등재는 500년 이상의 혈통 정통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문화적으로도 잉글리시 세터는 19세기 영국 회화 속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귀족의 사냥 동반자로 표현되며, 당시 유럽 귀족사회에서의 신분 상징으로도 기능했어요. 특히 자연 속에서 우아하게 포인팅 자세를 취하고 있는 세터의 모습은 귀족적 우아함과 실용성의 상징으로 미술사에서도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열린 사냥 경기와 도그쇼에서도 잉글리시 세터는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으며, ‘지능과 충성심이 뛰어난 견종’이라는 평가로 현대 반려문화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잉글리시 세터, 한국에서 반려견으로 가능한가?

잉글리시 세터는 최근 한국에서도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견종입니다. 한국애견연맹(KKF)에 공식 등록된 품종으로, 체고 기준 수컷 65~68cm, 암컷 61~65cm로 중형견에 해당하며, 기본적으로 사냥 목적의 본능이 남아 있는 견종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실생활 환경, 특히 도심형 주거지에서는 몇 가지 적응 과제가 존재합니다.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운동량입니다. 잉글리시 세터는 하루 2시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이 필요한 고에너지 견종입니다. 이는 실외 활동이 제한된 아파트나 빌라 거주자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어요.

 

또한, 피모는 장모이며 계절에 따라 탈모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 한국의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피부염이나 열사병 등의 리스크도 동반될 수 있으므로 꾸준한 털 손질과 시원한 실내 환경 유지가 필수입니다. 행동적인 측면에서도 사냥본능이 남아 있어, 작은 동물이나 움직이는 물체에 반응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도시 환경에서는 이러한 반응을 통제하기 위한 사회화 훈련과 리드 트레이닝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이러한 관리 포인트들을 충분히 숙지하고 일관된 훈련과 관심을 제공할 수 있는 보호자라면, 잉글리시 세터는 매우 충성스럽고 활동적인 반려견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반면 시간적 여유나 야외 활동이 제한된 보호자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견종입니다.

 

잉글리시 세터는 14세기 사냥문화의 산물에서 출발해 오늘날 반려견으로까지 진화한 독보적인 견종입니다. 풍부한 사냥본능과 귀족적 외모, 문화적 상징성까지 겸비한 이 견종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위상을 자랑하며, 한국에서도 점차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만 도시 환경에서는 운동, 털관리, 사회화 훈련이 필수적이므로 충분한 정보와 준비를 바탕으로 입양을 고려해야 합니다.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잉글리시 세터, 여러분의 삶에 품격 있는 동반자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